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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 감수성ㆍ자기애 강한 ‘초식남’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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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13일
감수성ㆍ자기애 강한 ‘초식남’ 뜬다
![]() 직장인 이모(30)씨는 여성들에게 여성보다 옷을 잘 입는 패셔니스타, 여자친구 같은 편안한 남성으로 통한다. 남들과 어울리기보단 혼자 있길 좋아하는 이씨는 주말엔 애완견 3마리를 씻기고 인터넷 쇼핑을 즐긴다. 오래된 취미인 학용품, 문구용품 수집품 정리도 주요 일과다. 훤칠한 외모의 그는 애인은 없어도 말 통하는 여자친구는 꽤 된다. 이씨는 “여성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지금 당장은 결혼, 연애보다 내 삶을 즐기는 게 좋을 뿐”이라고 말한다.
예민ㆍ섬세ㆍ온순한 성격男
3년전부터 日서 급속확산 미래 불확실해 이성 포기 “性역할 해체ㆍ개인주의 탓” ‘초식남(草食男)’이라는 새로운 남성상이 떠오르고 있다.
남성성이 강한 육식남과 반대되는 ‘초식계의 남성(초식남)’은 온화하게 풀을 뜯는 초식동물처럼 온순하고 자기애가 강한 사람을 뜻한다. 3년 전 일본 칼럼니스트 후카사와 마키가 처음으로 규정한 이 개념은 일본 내에 공감을 얻으면서 급속도로 퍼졌다. 초식남은 국내에서 ‘토이남’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토이남’은 그룹 ‘토이’ 노래의 주인공처럼 감수성이 예민하고 섬세한 성격을 가진 남성을 일컫는다. 국내에선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 지진희, ‘꽃보다 남자’ 윤지후, ‘우리 결혼했어요’ 알렉스, 가수 ‘샤이니’가 초식남의 대표주자다. 인터넷에 유행하는 초식남 질문지에는 ‘격투기가 왜 재미있는지 모르겠다’‘이성을 위해 돈을 쓰는 것보다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기는 인생을 산다’는 문항이 포함돼 있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남성 171명에게 스스로 ‘초식 남성’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본 결과 13%가 그렇다고 답했고, 여성 248명의 34%가 초식남의 존재를 인정했다. 패션계도 초식남을 노려 핑크, 노랑, 연두색의 플로럴 계열, 레이스 무늬가 가미된 패션을 내놓고 있다. 여성복을 남성이 입고 남성복을 여성이 입는 ‘앤드로지너스룩’도 인기다.
최근 방송프로그램 ‘30분 다큐-결혼 안 하는 남자’ ‘그것이 알고 싶다-초식남’은 우리사회에 늘어가는 초식남 조명에 나섰다.
요즘 들어 초식남이 우리 사회에서 회자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경제적 위기로 보는 견해가 있다. 트렌드연구소 ‘인터패션플래닝’은 “불황으로 미래가 불확실해질 때 남성들은 이성관계를 가장 먼저 포기하고 자신에게 몰두하는 소박한 삶을 사는 경우가 많다”고 해석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 상승도 주된 요인이다. 과거 남녀관계에서 주도적이었던 남성들의 영향력이 약화되면서 초식남을 양산한다는 설명이다.
이화여대 사회학과 양윤 교수는 “고정적인 성 역할의 해체와 개인주의 확산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했다.
양 교수는 문명이 발전할수록 초식남과 같은 남성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직까지 초식남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소 부정적이다. 최근 모 설문조사에서 남성의 61%가 초식남이 ‘싫다’, 여성의 90%가 ‘애인으로 싫다’고 말했다. 이유로는 남성적인 매력 결여, 개인주의 성향이 꼽혔다. 일부 기성세대들의 “책임감이 부족하고 현실을 회피하려는 것 같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신나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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